[이사람]집무실 문 없앤 북제주 신철주군수

  • 입력 1997년 7월 7일 08시 20분


申喆宙(신철주)북제주군수의 집무실에는 출입문이 따로 없다. 누구나 무시로 드나들 수 있고 회의때는 웃음소리나 질책하는 음성까지 그대로 흘러나온다. 이같은 행정의 투명성 덕인지 북제주군에는 「우리집 뒷마당에는 안되겠다」는 이른바 님비(NIMBY)현상이 없다. 지역주민들이 오히려 환경관련 시설을 유치하려 한다. 북제주군지역 주민들은 최근 하수종말처리장 2개소의 설치를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였다. 오는 99년말까지 들어설 구좌읍 종달리 동부하수종말처리장과 한경면 판포리 서부하수종말처리장은 각각 하루 1만2천t의 생활하수와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 민선자치 이후 주민들의 집단이기주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치단체들은 북제주군을 보며 『부럽다, 부러워』를 연발하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 리 없죠. 과거의 행정은 은밀한 밀실행정이었기 때문에 불신을 산 측면이 있습니다. 흉허물 없는 대화와 공개행정으로 불신의 벽을 허물고자 노력했을 뿐입니다』 그는 환경관련 시설의 유치 대신 반대급부를 약속하지 않았음에도 지역발전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나선 주민들이 고마울 뿐이다. 공동체를 생각하는 성숙한 의식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신군수는 주민의 결단에 대한 보답으로 지역개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는 『하수종말처리장 설치로 오히려 어장이 깨끗해졌다는 얘기가 나오도록 가동 이후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끈기와 믿음을 갖고 주민을 대하면 불신과 반발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제주〓임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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