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그동안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까지는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대한(對韓)통상정책을 강하게 구사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WTO에 제소한 것을 계기로 미국은 한국을 조심스럽게 다룰 것이다』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 등과 함께 지난 20∼22일 북한을 방문하고 서울에 들른 金碩漢(김석한) 미 애킨&검프 수석변호사의 전망이다.
『한미 자동차협상은 과잉반응을 보이지 말고 실무적으로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 미국이 부당한 요구를 할 경우엔 미국측의 301조 발동도 각오하는 자세로 대응해야 합니다. 한국은 그동안 301조 발동을 두려워해 서둘러 양보, 협상을 타결해왔지만 미국은 301조 발동 후에 얻은 것이 301조 이전에 따낸 것보다 적습니다』
그는 내달의 한미 양자간 통상협상을 앞두고 이같이 조언했다.
―이번 방북때 받은 인상은….
『나로선 첫 방북이었는데 몹시 놀랐다. 거리의 사람들은 굶주림에 지친 표정이었고 어린이들도 깡말라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녹지는 거의 없고 황폐한 붉은 땅만 이어졌다. 비가 오면 또다시 큰 홍수가 날 것 같았다』
―북한의 식량난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은 도와줘야 하지만 북한 정부는 지원식량을 군사력 강화에 우선 이용할 것이다. 휴머니즘에 입각해 북한 주민을 도와주면서도 군사력 강화를 어떻게 막느냐가 한미 양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