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연세대 원한광교수/김치가 더좋은『파란눈한국인』

  • 입력 1997년 8월 24일 19시 59분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대 설립자 언더우드박사의 손자이자 연세대재단 元一漢(원일한)이사의 장남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 元漢光(원한광·54)교수. 그는 파란 눈을 가진 미국인이지만 누가 뭐라해도 한국사람이다. 스테이크보다 김치와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미국보다 한국에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의 본명은 호레이스 호톤 언더우드. 미국에서 태어나 세살 때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온 그는 서울에서 외국인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영문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71년부터 26년 동안 연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해오고 있다. 그의 「한국 사랑」은 남다르다. 그리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미국인 부인과의 사이에 두아들을 둔 그는 한국에 대한 사랑을 지난 72년 입양한 두딸에게 심어왔다. 그는 당시 서울시립아동병원에 자원봉사를 다니던 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입양을 결심했다. 『작은 방에 10여명의 버려진 아기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은 표정으로 옹알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마침 「딸이 있었으면…」하던 차여서 갓 태어난 여자아기를 집으로 데려왔죠』 그는 태어난 지 닷새만에 입양된 큰 딸이 두살되던 해에 「두 아들 밑에서 혼자 외로워할 것 같아」 여자아기 한명을 또 데려왔다. 두딸에 대한 그의 정성은 극진했다. 아이들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자랄 때부터 어떻게 한 가족이 되었는지 솔직하게 얘기해 주었다. 아이들이 부모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그는 미국에서 대학교육까지 마치고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된 딸들이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어 함께 살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 〈신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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