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대 설립자 언더우드박사의 손자이자 연세대재단 元一漢(원일한)이사의 장남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 元漢光(원한광·54)교수.
그는 파란 눈을 가진 미국인이지만 누가 뭐라해도 한국사람이다. 스테이크보다 김치와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미국보다 한국에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의 본명은 호레이스 호톤 언더우드. 미국에서 태어나 세살 때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온 그는 서울에서 외국인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영문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71년부터 26년 동안 연세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해오고 있다.
그의 「한국 사랑」은 남다르다. 그리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미국인 부인과의 사이에 두아들을 둔 그는 한국에 대한 사랑을 지난 72년 입양한 두딸에게 심어왔다.
그는 당시 서울시립아동병원에 자원봉사를 다니던 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입양을 결심했다.
『작은 방에 10여명의 버려진 아기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은 표정으로 옹알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마침 「딸이 있었으면…」하던 차여서 갓 태어난 여자아기를 집으로 데려왔죠』
그는 태어난 지 닷새만에 입양된 큰 딸이 두살되던 해에 「두 아들 밑에서 혼자 외로워할 것 같아」 여자아기 한명을 또 데려왔다.
두딸에 대한 그의 정성은 극진했다. 아이들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자랄 때부터 어떻게 한 가족이 되었는지 솔직하게 얘기해 주었다. 아이들이 부모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그는 미국에서 대학교육까지 마치고 이제는 어엿한 직장인이 된 딸들이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어 함께 살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
〈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