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동아일보 퇴직기자,42년만에 학사모

  • 입력 1997년 8월 25일 12시 11분


가난 때문에 대학을 중퇴했던 60대 퇴직 기자가 뒤늦게 남은 학업을 마치고 42년만에 학사모를 써 화제. 25일 고려대 제90회 후기졸업식에서 최고령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金泳擇씨(61.경기 과천시 중앙동)는 지난 55년 고려대 문과대 사학과에 입학했지만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2년만에 학업을 중단했는데 지난 95년 학칙개정으로 제적후 6년이상된 사람에 대한 복학이 허용되면서 모교로 돌아간 것. 지난 65년 동아일보에 입사, 95년 1월 정년퇴직한 金씨는 80년 5.18민주항쟁 당시 현장에서 취재한 경험을 토대로 「5.18 10일간의 취재수첩」 「5.18 광주항쟁」등의 책을 썼고 국회 광주청문회와 검찰의 5.18 수사에 증인으로 출석,생생한 증언을 하기도 했다. 金씨는 복학후 아들 또래의 학생들과 같은 강의실에서 공부하면서도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33학점 초과 취득하고 국내외 고적답사에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 金씨는 5.18민주항쟁을 포함한 현대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국민대 대학원에 진학했으며 자신이 집필한 책들을 보완 재출판을 준비하는 등 왕성한 향학열을 보이고 있다. 교수들로부터 「선배님」으로 불렸다는 金씨는 『학문이 자유로워진 시대에 폭넓고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돼 젊었을때 다니지 못했던 2년이 마치 아껴놓은 것 같았다』며 『가난때문에 학업을 하지 못한 50,60대 나이의 사람들에게도 용기를 내서 공부를 계속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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