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따로 있능겨, 정들면 그기 고향인기라』 충청도와 경상도의 사투리를 섞어 쓰는 경북 경주 출신인 유시훈(柳時熏·50)씨가 지난 87년 「충남오지」로 불리는 청양군 비봉면에 정착하면서 이 마을 주민들의 소득이 늘고 동네는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과 대전에서 조그만 회사를 경영하던 유씨는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시골에 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청양에 이주해 사슴농장을 만들었다.
유씨가 곧바로 부닥친 문제점은 농장 작업이 「고노동 저효율」이란 것. 유씨는 3∼4마리인 관상용 사슴을 질병에 강하고 녹용 녹혈이 많은 엘크사슴으로 대체해 방목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결정이 맞아 떨어져 지금 그의 농장에는 모두 3백20마리의 엘크가 자라고 있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유씨는 마을단위로 사슴을 사육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고 최근 사슴조합을 결성한 뒤 「도시민 사슴분양」이라는 사업방식을 개발해냈다. 이 방법은 도시민들이 1천만원을 내고 사슴 한 쌍을 조합에 사주면 조합은 이를 사육해 3년후부터 7년까지 매년 3백만원씩, 사육이 끝난 7년후에는 원금 1천만원을 돌려주고 7년동안 녹용과 녹혈을 제공하는 것.
이 사업에 착수한 올해 20쌍 분양 신청이 들어왔다.
유씨는 『장기적으로는 회사를 설립해 청양을 전국 최대의 사슴단지로 키우는 한편 저렴한 비용으로 사슴을 사육하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0454―43―8901∼4
〈청양〓이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