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제주음대 현행복강사 『동굴속은 콘서트홀』

  • 입력 1997년 10월 8일 19시 52분


현행복(玄行福·41·제주대 강사)씨는 소리를 찾아 틈만 나면 동굴을 찾아다니고 있다. 현씨에게 동굴은 인간의 목소리와 악기의 선율을 여과없이 전달해주는 자연콘서트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철에 따뜻한 동굴내부는 인위적 음향시설이 없어도 공명(共鳴)과 잔향(殘響)이 절로 이뤄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동굴에 집착하게 된 데는 판소리 수련의 한 과정인 토굴독공(土窟獨功)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현씨는 동굴소리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92년 성악전공 학생들을 중심으로 동굴소리연구회를 만들었다. 『딱딱한 콘크리트벽을 사이에 두고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소리를 잃어버리자 동굴이라는 자연적인 공간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이후 동굴소리연구회는 5년동안 제주지역 20여개 동굴을 찾아 동굴속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음향조건을 분석했다. 『만장굴 협재굴 우도 동안경굴 등이 동굴콘서트를 열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러나 실제 동굴 속에 청중이 운집할 경우 성악가나 연주가가 원한대로 소리가 전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현씨는 지난달 3일 북제주군의 도움을 얻어 우도 동안경굴에서 국내 처음으로 동굴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열어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그는 『아직은 동굴콘서트가 실험적인 수준이지만 뿌리가 내려진다면 훌륭한 문화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대 음악교육과출신인 현씨는 그동안 4회의 독창회를 열기도 했다. 〈제주〓임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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