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를 달릴 TGV열차의 제작사인 프랑스 「GEC 알스톰 트랜스포트」의 미셸 모로사장(52)이 20일 방한, 고속철도 관계자들과 차량도입에 관한 협의를 가졌다.
모로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조선호텔에서 TGV열차의 성능 기술 노반공사와 고속철도의 미래 등에 대해 본보와 단독 회견을 가졌다.
―차량도입계약은 순조로운가.
『한국처럼 효율적으로 일하는 나라는 드물다. 프랑스는 12편성을 99년까지 인도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 한국에서 제작할 34편성은 일정을 늦추도록 합의했다』
―12편성의 도입시기를 늦출 수는 없나.
『생산라인을 멈추거나 알스톰사의 하청기업이 작업을 중단하면 많은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한국에 가장 경제적이다』
―내년 4월에 도입될 시제차는 1년반이상 노지(露地)에서 보관 할 수밖에 없어 성능저하가 우려되는데….
『TGV는 30년간 눈 비를 견딜 수 있게 제작된다. 주기적으로 저속으로 차량을 움직여주고 설비와 시스템을 자주 점검하면 된다. 우리는 보관기술을 가르쳐줄 것이다』
―시제차에서 결함이 53개나 발견됐다는데….
『첨단차량의 개선할 점을 제작과정에서 찾아내는 것은 정상적인 과정이다. 수십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시제차에서 52개의 지적사항은 매우 적은 것이다. 지적된 사항의 시정작업은 거의 마쳤다. 한국 기술자가 점검한 뒤 차량을 인도받게 된다』
―한국은 차량기지내 정비창 건설계획을 연기했는데 정비창 없이 TGV운행이 가능한가.
『TGV는 간단한 유지 보수만으로 몇년간 운행이 가능하다. 전반적인 정비를 하는 정비창은 당장 필요하지 않다』
―한국은 직접 고속전철을 개발하기 위해 TGV를 선택했다. 기술이전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설계도면과 기술자료 전수는 마무리 단계다. 기술훈련과 기술지원분야의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직접 차량을 제작하는 시기에 맞춰 기술을 이전하기 위해서다』
―한국 기술자의 능력은 어느 정도로 평가되는가.
『한국 기술자는 훈련을 마친 뒤 테스트 과정에서 첨단기술 습득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TGV는 탈선사고때 안전한가.
『3년전 홍수로 인한 노반침하로 TGV가 탈선했지만 한명도 다치지 않았다. TGV는 관절형 설계를 채택해 탈선하더라도 전복되지 않는다. 지난 17년간 고속철도 전용노선에서 단 한건의 인명사고도 없었다』
―한국은 국토가 좁아 고속철도가 필요없다는 주장도 있다.
『투자액을 감안할 때 논란은 당연하다. 한국의 교통체증을 볼 때 우리의 경험상 고속철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류수송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TGV가 대전 대구의 지하화구간을 운행하는데 문제점은 없나.
『TGV는 터널을 통과할 때 받는 공기압력을 이겨낼 장치를 갖추게 된다. TGV는 길이 50㎞의 유러터널을 시속 1백70㎞로 제한해 운행하는데 이는 이 터널에 기존열차와 화물트럭 운반열차 등이 동시에 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TGV는 어떤 방식으로 도심을 통과하는가.
『도심에 진입할 때 기존선과 같은 속도로 기존선을 이용한다. 또 도심을 우회해 통과하기도 해 도심 지상통과에 따른 문제점은 없다』
―아시아 시장에 알스톰사가 한국과 공동으로 진출할 의향은….
『아직 열차제작이 끝나지 않아 정확히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공동진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의 차량제작업체와 긴밀한 산업협력관계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은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둘러싸고 공기연장 사업비증액 등 많은 논란을 겪고 있다. 한국 고속철도 관계자들에게 충고를 한다면….
『유러터널공기가 2년 연장되고 사업비가 당초 예정보다 2배나 더 들어갔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공기연장 등은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며 항상 모험이 따른다』
〈하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