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한라산노루」.
제주의 사진작가 서재철(徐在哲·50)씨의 첫 인상은 노루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한라산에 청춘을 바친 그는 특히 한라산 노루에 미쳐 「서재철〓한라산노루」라는 등식까지 만들어냈다.
25년동안 지방언론사에서 사진기자생활을 해왔던 그는 최근 기자직을 그만두고 영상기획업체인 「자연사랑」을 열어 독립했다.
서씨가 노루에 눈을 뜬 것은 80년대초. 한라산의 새와 꽃을 찍다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노루를 발견한 것. 야생노루는 그의 카메라에 포착돼 세상에 알려졌고 이후 그가 선택하는 중요한 피사체가 됐다.
이제는 노루의 수가 많아져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서씨는 노루가족의 일상을 머리에 그릴 정도의 경지에 올랐다. 노루관련 필름만 2만컷 이상이며 노루를 주제로 한 사진전도 두차례 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진만으로는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우지 못해 그는 결국 비디오카메라의 동화상이 주는 생생함에 빠져들게 됐다.
그는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한 생태다큐멘터리 제작에 들어갔고 첫 작업은 역시 한라산 노루였다.
66년 한라산을 처음 등반한 그가 그동안 얼마나 한라산을 올랐는지는 자신조차 모를 정도다. 제집 드나들듯 한라산에 올랐고 그곳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달았으며 지금도 거기에 기대어 살 정도로 한라산과 그는 일심동체(一心同體)이기 때문이다. 064―43―3360
〈제주〓임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