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귀하신 몸」의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사람은 난(蘭)사진실 사장인 인물사진작가 김재환(金在煥·45)씨다. 우리나라 역대 7명의 대통령 가운데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등 세 대통령의 공식사진을 김씨가 찍었다.
국회의원들도 앞다퉈 김씨의 카메라 앞에 서왔다. 13대 국회 때 의원 2백99명 중 2백60명이, 14대와 15대 때도 국회의원 2백5명이 각각 김씨를 찾았다. 김씨는 또 현정부 최장수 장관인 오인환(吳隣煥)공보처장관을 비롯, 모두 1백4명의 장관 사진을 찍었다.
특히 장군들이 많이 찾아와 김씨가 찍은 별만 3백개가 넘는다. 윤용남(尹龍男)합참의장 도일규(都日圭)육군참모총장을 비롯, 현직 장군은 물론이고 정승화(鄭昇和) 장태완(張泰玩) 이진삼(李鎭三)씨 등도 현역시절 김씨의 주요고객이었다.
이밖에 30대 재벌 가운데 삼성 현대 LG 등 20명의 총수들이 김씨를 찾았으며 역대 경찰청장 상당수와 연예계 종교계 학계 스포츠계의 유명인사들도 김씨에게서 사진을 찍어갔다.
대도(大盜) 조세형(趙世衡)의 결혼사진을 찍기도 했던 김씨는 조씨가 구속됐을 때 신문기자들이 그 사진을 구하기 위해 안달했으나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사진을 내놓지 않을 만큼 프로기질을 갖고 있다.
돈이 없어 중학교를 중퇴하고 열여섯살 때부터 30년간 사진만 찍어온 김씨는 『유명인사의 사진 한 장은 단순한 사진을 떠나 역사자료가 된다는 생각으로 셔터를 눌러왔다』면서 『앞으로 사진전문대학과 사진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경영하는 난사진실은 현재 서울 종로 본점을 비롯, 경복궁점 자유로점 등 5개 지점이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권이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