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과 행인들로 시장골목처럼 번잡한 고양시청 앞을 한번이라도 지나가본 사람이면 꼭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다. 92년부터 일요일을 빼고 이곳에서 매일 교통자원봉사를 하는 이광진(李光鎭·43)씨가 그 사람이다.
시청 뒤쪽 주교동 동원연립 관리사무소 직원인 이씨가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고양시청앞 4개 진입로가 모두 비좁은데다 민원차량으로 늘 북새통을 이뤄 사고의 위험이 높은데도 교통경찰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
가족과 관리사무소 동료직원들의 양해를 구해 교통지도에 나선 그는 이후 5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자원봉사에 나서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교통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씨는 『그동안 「네가 뭔데 교통지도를 하느냐」고 따지는 운전자나 「제 정신으로 저 일을 하겠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상한 적이 많았다』며 『그러나 누군가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원봉사를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씨의 열성에 감동, 이제는 점심과 차를 대접하는 「팬」들도 생겼고 고양시에서도 그에게 무료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특전」을 베풀고 있다. 또 고양시는 지난해 그에게 고양시민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는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지만 그보다는 고양시청앞 교통여건이 좋아져 나 없이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시청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더 좋겠다』고 소박한 희망을 얘기했다.
〈고양〓선대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