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허니문]OB 진필중-손지현 부부

  • 입력 1998년 1월 4일 20시 29분


새콤달콤 그리고 고소함. 경기분당 아파트동네의 깨값이 갑자기 폭락했다. 아니 이 살벌한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웬일? 그것은 바로 프로야구 OB 투수 진필중(26)과 꽃같은 신부 손지현씨(25)의 신혼살림에 깨가 무진장 쏟아지기 때문. 지난해 11월8일 결혼했으니 벌써 두달이나(?) 됐지만 이들에겐 사흘도 안된 것 같다. 체력은 국력. 프로는 역시 믿을건 몸밖에 없다. 두사람은 나란히 매일 아침마다 동네 헬스클럽에 간다. 도착하기가 무섭게 진필중은 러닝머신 위를 죽자살자 헉헉거리며 달린다. 당장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뒤통수가 따갑다. 아내가 바로 옆에서 아령 체조를 하면서‘감시(?)의 눈총’을 늦추지 않기 때문. “그래도 좋아요. 좋은 성적으로 아내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감시받는 것’도 행복해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집에 돌아오면 진필중은 부인 손씨가 정성껏 지어준 ‘사랑의 점심’을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는 영어, 일어 공부시간. 스승인 아내의 발음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지난해 일본 전지훈련때 말이 안 통해 고생했죠. 이제는 해외 전지훈련도 자신있습니다.” 짬짬이 쿠션에 등을 기댄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긴다. 새해 설계도 잊질 않는다. 험한 세상 서로가 다리가 되어 거친 파도를 이겨 나가야만 한다. “오빠, 올해는 알뜰하게 살자. 그래야 빨리 돈 모아 집도 사지.” 이젠 양가 부모님이 오실 시간. 손지현씨의 도마 위 칼놀림이 빨라지고 진필중이 돌리는 청소기 소리가 커진다. “오빠, 알탕 맛좀봐줘.”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분당〓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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