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옹기」수집광 도예가 박순관씨

  • 입력 1998년 1월 21일 20시 15분


경기 하남시 망월동에 도예작업장과 ‘갤러리 옹’을 마련하고 전통옹기의 정서가 담긴 도자기를 제작하는 도예가 박순관(朴淳寬·43)씨는 옹기 수집광이기도 하다. 단국대 요업공예과를 졸업, 도예작업을 하며 가장 한국적인 토속미를 표현하려고 고심하던 박씨는 토속미의 원형을 옹기에서 발견하고 79년경부터 옹기수집에 나섰다. 박씨가 19년동안 전국을 돌며 모은 옹기는 4백여점. 7천여만원이나 들여 모은 옹기들은 지역적으로는 남한 각 지역의 옹기에서부터 황해도 해주와 중국의 옹기까지, 시기적으로는 1백여년전 천주교인들이 숨어서 만든 옹기에서 최근 제품까지 다양하다. “전라 경상도 등 남도지방 옹기는 흙의 끈기가 좋아 배가 불룩한 것이 많습니다. 경기와 강원지역 옹기는 흙이 좋지 않아 밋밋하고 결을 고르기 위해 솔질한 흔적이 남습니다.” 작업장 앞마당 30여평에 옹기를 늘어놓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통옹기문화를 설명해줄 때마다 박씨는 신바람을 낸다. 옹기의 맛을 도자기에 살리다보니 그의 작품에는 한국적이면서도 오랜 골동품의 맛이 묻어난다는 평. 영국 대영박물관과 벨기에 마리몽왕립박물관은 박씨 작품의 토속미를 높이 평가, 작품 10여점을 구입해가기도 했다. 박씨는 “옹기를 마당에서 보관하다 보니 자꾸 상하고 있다”며 “하남시나 뜻있는 문화단체에서 인수해 대신 보관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남〓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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