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가락이 모두 없는 장애를 극복하고 지난달 16일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과봉(6,960m)을 정복한 김홍빈(金洪彬·35·광주 북구 용봉동)씨가 새 목표를 위해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작년 12월 홀로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그는 베이스캠프를 차린지 보름만에 초속 10m의 강풍과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을 이겨내고 세계 최초로 아콩카과봉 장애인 등정기록을 세웠다.
이에 앞서 그는 2개 대륙의 최고봉을 이미 정복했었다.
작년 7월 유럽최고봉인 엘브루스봉(5,633m)에 올라 스틱도 없이 스키로 하강한 그는 2개월후에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까지 정복했다. 김씨가 손가락을 잃은 것은 91년 5월. 당시 북미 최고봉인 알래스카 매킨리봉(6,194m)에 도전한 그는 악천후 등으로 정상을 불과 3백m 앞두고 하산해야만 했다. 심한 동상에 걸린 그는 결국 열 손가락 전부를 ‘포기’해야 했다.
현재 김씨는 자신의 손가락을 모두 ‘바치고도’ 정복하지 못한 매킨리봉과 89년 등정에 실패한 에베레스트(8,848m) 등 나머지 2개 대륙 최고봉을 연내 모두 정복, ‘5개 대륙(오세아니아주 제외) 최고봉 등정’위업을 달성키 위한 야심에 불타고 있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김씨는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는 게 막막하지만 말없이 믿고 따라준 아내가 곁에 있어 결코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