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YWCA(0342―709―9855)에서 ‘토종연구’라는 이색강의를 맡고 있는 박석근(朴奭根·36)신구전문대 원예과교수. 주부들이 대다수인 수강생 사이에서 ‘토종박사’로 통한다.
약용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의 강의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주부들의 ‘눈높이’에 맞춰 식용작물 조경수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기 때문. 식용여부를 가려내는 방법뿐 아니라 간단한 조리법까지 알려 준다.
YWCA측의 요청에 따라 97년 11월 개강한 토종강의는 지난해 12월말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온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는 야외실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싹이 돋아나는’ 봄을 기다린다.
박교수는 “교실에서 배운 토종식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야외실습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다”면서 “자녀들과 함께 떠나는 토종기행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찍이 자연에 눈을 떠 결국 식물학자가 된 박교수. 그의 연구는 주로 대학 부속농장에서 이뤄지지만 한달에 한두번씩은 산과 들을 찾는다. 신구전문대로 부임해서는 교정에 이름없이 서있는 나무들에 ‘족보’를 일일이 달아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토종식물은 별도의 난방비 등이 필요하지 않아 특히 IMF시대에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말 ‘성남시 원예산업 발전방안’을 3개월간의 연구끝에 완성, 시 농촌지도소 농협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외국산에 밀려 사라져가는 우리 토종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8월 학자 3백여명이 모여 결성한 ‘한국토종연구회’의 총무도 맡고 있다. 0342―40―1376
〈성남〓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