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이상훈(27·LG)의 미국프로야구 진출이 점점 꼬여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이 10일 이상훈이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니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이상훈을 둘러싼 실타래를 쟁점별로 풀어본다.
▼이상훈은 FA인가〓MLB는 지난해 이라부 히데키(뉴욕 양키스) 파동 이후 ‘FA가 아닌 외국팀 소속 선수와 미국 구단의 트레이드는 잠정적으로 금지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MLB는 이상훈이 FA 자격을 가지고 30개 메이저리그 구단이 모두 공평한 협상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6년간 뛴 선수에게는 ‘어떤 구단과도 계약하지 않은 프로선수’를 뜻하는 FA자격을 준다. 하지만 우리는 FA제도가 없는 상태.
LG가 메이저리그와 협상하려는 이상훈의 신분은 구단의 동의 없이는 트레이드될 수 없는 ‘임의탈퇴 선수’.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로 이적한 이종범(28)도 임의탈퇴 신분으로 떠나 한국으로 복귀할 경우 해태에 소속하게 된다.
LG도 이상훈을 이종범과 같은 신분으로 만들고 싶지만 양국의 제도가 틀려 문제가 복잡하게 됐다. LG유성민수석부장이11일 MLB 빌 머레이 운영국장을 만나 이를 얼마나 잘 이해시킬 것이냐가 이상훈의 운명을 결정한다.
▼MLB의 외국선수 영입 일시적 동결 조치〓MLB는 지난달 실행이사회에서 한일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더라도 커미셔너가 승인을 유보해주도록 결의했다.
이에 따라 모든 구단이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만 언제 제도가 마련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유부장은 머레이 국장에게 “어느 구단과도 협상할 수 있다”며 잠정 동결 조치 해체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상훈의 앞날〓MLB와 LG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상훈은 그대로 LG 소속으로 남는다. 하지만 마음이 떠난 이상훈이 LG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LG는 이상훈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던 주니치를 통해 일본 진출도 검토했으나 지금으로선 이도 여의치 않다. LG는 최악의 경우 이상훈을 자유계약 선수로 풀어 미국행을 도울 수도 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