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건 원자력委위원,남북한 원자력·과학기술 용어집 발간

  • 입력 1998년 2월 18일 09시 19분


‘무더기비로 막흐름이 생겨 물문을 열었다’ ‘땅껍데기를 살피면 과거의 같은 높이선을 안다’ ‘용수관은 튐성곁수가 높은 금속을 이용’ ‘빛량자발진기는 빛의 알갱이성을 보여준다’. 같은 한글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북한의 과학기술 용어다. 우리 용어로는 ‘소나기로 난류가 형성돼 수문을 열었다’ ‘지각을 잘 살피면 과거의 등고선을 알 수 있다’ ‘용수철은 탄성계수가 높은 금속을 이용’ ‘레이저는 빛의 입자성을 보여준다’는 내용. 원자력위원회 이창건위원은 최근 한국전력기술㈜ 김남하처장 변종달고문과 공동으로 남북한의 원자력 및 과학기술 용어를 비교해 책으로 펴냈다. 북한의 ‘7개국 과학기술용어사전’을 토대로 총 2만8천9백1개 용어를 비교했다. 북한 용어의 특징은 한자어보다 우리말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 떨기(진동) 물김(증기) 자름면(단면적) 바램작용(표백작용) 삭음(부식) 물길굴(수로터널) 보임선(가시광선) 누기(습도) 등이 대표적이다. 많은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꿔 쓰고 있다. 레이저는 빛량자발진기, 카메라는 송상관, 케이블은 연한줄, 스위치는 여닫개, 드라이아이스는 마른얼음, RAM은 자유기억장치 등으로 부른다.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한 경우도 있으나 역시 차이가 있다. 땅겐스(탄젠트) 씨누스곡선(사인곡선) 클론화(클로닝) 뽐프(펌프) 등이 그 예. 항생소(항생제) 혼입물(혼합물) 판강(강판)처럼 유사한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남북한 용어는 갈수록 차이가 나고 있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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