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인천 새할아버지 서정학씨

  • 입력 1998년 3월 5일 08시 46분


인천지역에서 다친 새들은 대부분 서정학(徐廷學·67·한국조류협회 인천지회장)씨의 도움을 받아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새 할아버지’. 서씨는 수의사는 아니지만 새 전문가다.

서씨가 산과 들 하천을 누비며 본격적으로 새 보호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90년. 37년간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새 촬영에 푹 빠졌던 서씨는 정년퇴직후인 90년 3월 민통선 탐조여행에 참가했다가 상처받은 새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돼 ‘새 할아버지’의 길로 들어섰다.

고층건물 유리벽에 부딪혔거나 밀렵꾼의 총에 맞아 다친 새들을 회생시키는 ‘새 병원장’이 된 것.

그동안 그가 구조하고 치료해준 새는 수리부엉이 백로 흰뺨검둥오리 등 모두 2백2마리. 그의 ‘치료 일지’에는 새의 이름, 상처부위, 치료방법, 처방약, 돌려보낸 장소 등이 빠짐없이 기록돼 있다.

지금도 서씨는 인천 남구 주안동 그의 집에서 지난해 10월말 먹이를 찾아 연안부두 곡식창고에 들어왔다가 잡힌 황조롱이(천연기념물323호) 한마리를 돌보고 있다.

서씨는 “황조롱이는 자생력이 약한데다 아직 기운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 같아 새장에서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남동구 논현동 소래염전을 찾아 철새를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서씨는 “인천공항 공사로 개펄이 사라지면서 철새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427―6839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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