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보통신에서 차량항법시스템인 ‘인터로드’ 영업을 담당하는 신세대 총각 김영돈씨(29)는 1년째 가계부를 쓰고 있다. 김씨는 가계부를 통한 알뜰살림으로 지난해 8백만원을 저축했다. 자신이 받는 연봉 1천8백50만원의 절반 수준.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입사 뒤 3개월간 친구나 선후배와 술 마시고 멋부리다 보니 월급은 간 데 없고 돌아오느니 신용카드 결제청구서뿐. 나간 돈은 보이지 않고 어디에 썼는지도 알 수 없었다.‘점심 4천5백원, 지하철 버스 2천2백원, 자판기 커피 4백원….’ 지출내용을 꼼꼼히 정리했다. 처음에는 남들이 볼까봐 몰래 썼다.
‘거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IMF 한파에도 걱정이 없다. 친구를 만날 때는 여러 명을 한꺼번에 만나 비용 분담하기, 신문이나 PC통신의 할인정보 이용하기, 옷은 세일 때 구입….
“일단 목표 저축액을 정하고 남는 돈으로 꾸려가다 보면 돈이 모인다”는 게 김씨가 가계부를 쓰면서 배운 평범한 진리.
〈윤양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