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장욱씨는 평균 98점, 동생 장훈씨는 97점을 받았다. 2년 전 치러진 96년도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서는 동생이 수석, 형이 3등으로 합격한 적이 있다.
이들 형제는 자력으로는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장애가 심해 고사장 내 양호실에 설치된 별도 고사실에 누워서 대필로 시험을 치렀다.
어머니 엄양순(嚴良順·48)씨는 “자식들이 몸은 비록 성치 못하지만 마음만은 건강하고 또 삶의 의욕을 잃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이 선천성 골형성 부전증을 앓기 시작한 것은 3세 때부터. 이 병은 조금만 세게 움직이거나 무거운 것을 들어도 뼈가 부러지는 불치병. 지금까지 팔 다리 가슴뼈가 부러진 것만도 1백번이 넘을 정도.
식사는 물론 공부도 누워서 할 수밖에 없었다. 팔 다리를 움직일 수는 있지만 무거운 것을 들 수가 없어 책도 다른 물건으로 받쳐놓고 읽어야 했다.
학교에 다녀본 적도 없고 1주일에 한번 부산대 야학교사들에게서 두세시간씩 학습지도를 받은 것 이외에는 늘 자력으로 공부했다. 장욱씨는 대학에 진학해 영문학을 전공하는 것이 꿈이고 장훈씨는 컴퓨터 소프터웨어 전문가가 되는 게 소망이다.
〈이진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