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상태의 한 영세기업인이 16일 오전 9시 환자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숨졌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가방제조업을 하던 이준호(李準浩·39)씨. 작은 규모인 영세회사지만 몇년의 고생끝에 다져진 튼튼한 회사였다.
그러나 올들어 거래업체의 잇따른 부도와 늘어만 가는 자금난….
밤낮으로 뛰던 이씨는 결국 지난 7일 이발관에서 머리를 깎던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며칠을 고민하던 유족은 14일 이씨의 장기를 다른 환자에게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아내 김혜자(金惠子·39)씨는 “남편은 장기기증자에 대한 언론보도를 볼 때마다 ‘혹시 내게도 불행한 일이 생기면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겠다’고 말해왔다”면서 울먹였다.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15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이씨의 장기이식수술은 15시간만인 이날 오전 9시에 끝났다.
이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품에 안겼지만 그의 심장 간 신장 안구 등은 환자 6명에게 이식돼 ‘새로운 꿈’을 잇게 했다.
〈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