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옛 한국자동차보험)의 경영을 맡은 지 5년만에 1천8백68억원의 누적 적자를 완전히 해소한 김택기(金宅起)사장은 적자 덩어리 회사를 흑자로 바꿔놓은 원동력을 이 두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27일 “동부화재는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사례”라고 자부했다.
적자와 노사분규의 대명사로 불려온 동부화재의 누적적자를 완전히 해소한 것은 동부그룹이 국영 독점기업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한지 14년만이다.
동부그룹이 인수할 당시 이 회사 누적적자는 4백4억원으로 자기자본이 전액 잠식된 상태였다. 더구나 정부가 한국자보를 동부그룹에 넘겨주면서 독점 체제이던 자동차보험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 부실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한국자보는 국회가 열릴 때마다 두들겨 맞았던 회사. 대정부 질문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한국자보의 부실해소 대책이 뭐냐’는 것이었다.
김사장이 부임했던 93년은 회사를 둘러싼 상황이 최악에 이르렀다.
그는 사장직을 맡고나서 방만한 인사와 비효율로 대표되는 공기업체질의 개혁에 우선적으로 손댔으나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노사갈등이 심각해지면서 ‘국회노동위원회 돈봉투 사건’으로 이어져 94년 2월 김사장과 임원 2명이 구속되는 사태로까지 확대됐다.
“이때가 동부화재의 최대 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위기란 동시에 기회이지요. 직원들 사이에 회사를 살리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분위기가 잡히자 군살을 빼는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는 94년 8월부터 직원들에게 고충이나 건의사항을 사장실에 설치된 팩스로 언제든지 보내도록 했다.
김사장은 “올 4월에만 1백89억원의 흑자가 나고 이달중 3백억원어치 후순위차입이 성사돼 지급여력 부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다”면서 “앞으로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사원이 함께 뛰겠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