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이색투표]작년9월 귀순 차성주씨 『자유실감』

  • 입력 1998년 6월 4일 20시 24분


지난해 9월 홀로 휴전선을 넘어 한국으로 귀순해온 차성주(車成周·34)씨. 부산 영도구에 정착한지 두달만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처음 4일 주권행사에 참여했다.

강원도 원산에서 철제 일용품공장 설비지도원으로 일하다 굶주림을 피해 북한을 탈출했다는 차씨는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와 ‘비밀투표’제도에 대해 신기해했다.

“북한에서는 행정일꾼들은 나라에서 임명만 할 뿐 뽑지 않죠. 최고인민회의 선거만 합니다.”

그가 말하는 북한의최고인민회의 선거제도는 이렇다.각선거구마다 후보는 단 한명. 투표장에서는 ‘막쳐진’ 기표소도 없고 투표용지에 신분증번호까지 기재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찬성 표시를 해야 한다. 기권은 처벌대상이기 때문에 상상도 못한다.

후보자들이 집에까지 전화를 걸어와 ‘부산사람은 당을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당황하기도 했다는 차씨는 “지역감정이나 흑색선전에 휘말리지 않고 ‘론리(論理)적’으로 타당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를 골라 내 주변대로 투표했다”고 첫투표경험을 소개했다.

〈부산〓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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