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이 한권의 책을 내기 위해 무려 5백여명이 매달렸다는 사실. 직접 글을 써준 동료 제자만해도 2백여명에 달한다. 시인 강은교 정공채씨 등 1백여명은 시를 통해, 시인 이근배, 소설가 최인호 박영한 마광수, 문학평론가 김우종, 미술평론가 박용숙, 재호주한인문인회장 윤필립씨 등 1백여명은 산문을 통해 전교수와의 인연에 얽힌 추억을 풀어놓았다. 이들은 주로 연세대교수 시절 전교수의 제자들.
50년대말 한양대 교수로 출발해 연세대를 거쳐 84년부터 전주대에서 재직중인 전교수. 그에게 붙는 이름은 다양하다.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수필가 화가 여행가 사진작가 연출가 등등. 그러면서도 학술 서적 40여권과 시집 수필집 등 모두 90여권의 저서를 냈으니 그야말로 팔방미인인 셈. 전교수는 그러나 그의 재능을 감추면서 살아왔다. 동료 연구자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정년퇴임 기념문집 출간 소감도 담담했다. “부끄럽고 고맙고 한편으론 보람을 느낍니다.”
그에게 있어 정년퇴직은 하고 싶었던 일을 드러내놓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 “앞으로는 시 창작에 매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유화전과 사진전도 열었으면 합니다.”
또한 호주에서의 한국학 연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드니대학에 한국 도서1만권 보내기 운동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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