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재는 자민련 김동주(金東周)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뛰고 있고 최고문은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인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후보의 선대위 명예의장으로 위촉돼 측면지원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가 박총재와 최고문의 ‘대리전’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특히 두 사람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30여년 전부터 막역한 사이여서 선거결과가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총재는 기장군 장안읍 임랑이 고향이고 최고문은 기장군과 같은 생활권이었던 온산출신. 고향 선후배 사이라는 인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70년대 최고문이 힘든 야당생활을 할 때 포항제철 회장이었던 박총재가 음으로 양으로 최고문을 후원해 주어 더욱 깊어졌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박총재가 실각해 정치적 망명생활을 하고 있을 때는 실세(實勢)였던 최고문이 기장군에 살고 있던 박총재의 모친을 명절 때마다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등 극진히 뒷바라지해 왔다.
그렇지만 이번 보선에서 두 사람의 한판 싸움은 불가피하게 됐다.
박총재는 자신의 출신지역인 이 곳에서마저 자민련이 패배할 경우 영남지역에서 설 땅이 없다는 점에서 자존심을 걸고 필사적인 지원에 나섰다.
또 최고문은 건강 때문에 직접적인 선거지원 활동은 어렵지만 11일경부터 기장군에서 상주하면서 상징적으로나마 안후보를 측면지원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한편 무소속 오규석(吳奎錫)후보는 최고문의 동국대 후배다.
〈부산〓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