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요골프」아나운서 유협,국내유일 전문캐스터

  • 입력 1998년 7월 26일 20시 58분


“5월 박세리가 LPGA 메이저 타이틀을 처음 차지했을 때 도저히 냉정하고 침착할 수가 없더군요. 골프 중계방송을 하면서 처음으로 목청껏 소리를 질러봤습니다.”

국내 유일의 골프전문프로 SBS ‘금요골프’(밤11·40) 진행자 유협. 5월부터 시작된 박세리 연승행진을 전하는 자리에는 침착하면서도 날카로운 진행의 유협이 있었다.

82년 MBC에 입사한 이후 그는 주로 스포츠중계를 맡아왔다. 당시는 권투와 야구가 주종목. 91년 SBS 창사와 함께 스포츠전문 아나운서로 옮기면서 ‘전공’을 골프로 바꿨다. 골프는 87년부터 시작해 지금은 싱글(핸디캡 7)을 유지하는 준프로의 실력. ‘금요골프’를 맡으면서 관련서적만 10권이상 탐독하는 골프광이 됐다.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는 정말 미친듯이 매달렸어요. 출근전에는 집근처 연습장에서 매일 연습했고 주말이면 도닦는 마음으로 골프공을 쳤습니다. ‘골프과부’가 된 아내는 한 때 ‘나하고 골프 중 하나만 고르라’고 말하기도 했죠.”

파경의 고비(?)까지 넘겨가면서 닦은 골프실력 덕에 지난해에는 골프관련 테이프와 CD도 만들었다. 13년간 골프하면서 터득한 요령과 ‘혈액형별 골프하는 방법’등 나름의 ‘골프읽기’를 담았다고.

지금까지 주로 골프마니아들을 겨냥해온 ‘금요골프’는 박세리의 연승행진후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일반시청자들로부터 “어려운 골프 용어를 우리말로 풀어줄 수 없느냐” “왜 그렇게 밤늦게 방송하느냐” 등의 주문이 쏟아지기 때문.

“제한된 시간내에 마니아와 초보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일단 밤11시가 넘는 방송시간을 1시간정도 앞당기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박세리의 메이저대회 연승은 우리 골프역사를 50년 이상 앞당겼다고 말하는 그는 지치지도 않고 ‘제2의 박세리’ 만드는 방안을 풀어놓는다.

“우선 회원제골프장이 주니어 상비군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합니다. 박세리도 그래서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국가차원에서 이들을 기업과 연결시켜주는 것도 필요하고…. 일단 ‘금요골프’를 많이 보셔야죠.”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