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요건이라면 우선 이수성(李壽成)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한광옥(韓光玉)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준비위원장이 거론된다. 두 사람은 김대통령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남북문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특사로서의 중량감이나 순발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강영훈(姜英勳) 정원식(鄭元植) 전국무총리도 빼놓을 수 없는 후보들. 북한 출신인 두 사람은 북한과 직접 협상도 해봤고 북한에도 다녀왔다. 다음달 방북 예정인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을 특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북한과 사업 중인 경제인이어서 무리라는 분석이다.
특사 선정은 따라서 북한이 일단 우리측 제의를 수용하고 남북이 실무협상을 통해 그 격을 맞춘 후에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남북간에는 72년 7·4 공동성명 발표를 앞두고 이후락(李厚洛)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특사로 북한을 다녀온 이래 장세동(張世東)전안기부장 박철언(朴哲彦)전 청와대보좌관 등이 특사로 북한을 비밀리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