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사는 10월 유신 직후이던 73년 외무고시 1,2차시험에 합격해 놓고서도 형 때문에 신원조회에서 탈락했었다. 한대사는 74년에 다시 응시해 합격(외시 8회)했으나 이후 외무부생활은 화려하지 못했다. 20여년간을 주로 아프리카의 오지에서만 근무했다. 따라서 주위에서는 한대사가 이번에는 세칭 ‘좋은 공관’으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 외무부 관례상 공관장 인사에는 본인의 희망이 고려돼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대사가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는 셈. 주위에서는 그가 “형에게 누를 끼칠까봐 고민했다”고 귀띔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