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한양대에서 강의를 맡을 이씨는 2세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해 초중고교를 다니면서 소중히 키워온 컴퓨터공학박사의 꿈을 드디어 이루게 됐다. 86년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해 줄곧 영한 번역프로그램을 전공해온 이씨의 박사학위논문은 ‘모호성 유형정보에 기반한 영어구문 모호성 해소모델’.
“학업에만 매달릴 수 있게 뒷바라지해준 부모님과 등하교시마다 책가방을 들어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은 형제들의 뒷받침 덕분입니다.”
그는 모든 영광을 주위 사람들에게 돌렸으나 장애인으로서 겪은 설움은 그만이 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강의실에 올라가기 위해 매일 친구들의 등에 업혀야 했고 가파른 서울대의 계단과 언덕길을 목발에만 의지한 채 오르내려야 했다.
이씨는 장애인을 외면하는 학교시설 못지않게 장애인과 정상인을 분리시키는 교육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장애인들도 똑같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또 걱정없이 계단을 오르내릴 수만 있다면 정상인들 못지 않게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