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자락의 20평 남짓한 아늑한 터에 자리잡은 손씨의 묘는 비석도 석상도 없는 평범한 봉분이었다.
손씨 가족은 묘지 위치가 외부에 알려질 것을 꺼려 사망 3일만인 지난달 29일 가까운 친척 20여명만 참석시킨 채 조용히 장례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김일성(金日成)의 사망을 1년 앞서 예언하고 95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부모 등 가족 묘 이장장소를 경기 용인에 잡아줘 화제가 됐던 풍수지리가.
그러나 손씨의 묘터는 세속적인 의미의 대(大)명당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는 게 풍수지리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고종과 순종을 배출한 흥선대원군의 부친 남연군(南延君)의 묘에서 5백여m 떨어진 손씨의 묘터는 자손들의 평안을 기원할 수 있는 소위 소(小)명당 자리에 해당한다는 것.
한편 손씨의 아들(34)은 15일 “아버지가 지난해 9월 몸소 묘터를 잡고 이유까지 설명해주셨다”며 “3만평에 달하는 이 임야는 3년 전 아버지가 내 명의로 사주신 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항간에 동료지관이나 제자를 사칭하며 아버지의 묘터를 잡아줬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49재가 끝난 뒤 아버지가 묘터를 결정한 이유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