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장은 18일 기자와 만나 전임 청장과 차장의 정치자금 불법모금에 대해 “당시 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던 사람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국세청이 투명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청장은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표준협회 초청 조찬간담회에서도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편 그는 이 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특별부가세를 면제하는등 최대한 세정지원을 하겠지만 구조조정을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무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정치자금을 모으는데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대해 이청장은 기자에게 “대선자금 모금은 전적으로 전임 청장과 차장이 한 일로 하부조직은 동원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임채주(林采柱)전청장은 검찰조사에서 “지난해 대선 전 간부회의 때 마다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으로 검찰측도 임씨가 공식적으로 중립을 강조한 만큼 하부조직까지 동원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한 간부는 “임전청장은 한나라당으로부터 모금 요청을 받고 곤경을 모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예정에 없던 외유를 떠나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국세청장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당시 비화를 전했다. 임전청장은 검찰에서 “대선 때 이석희(李碩熙)전차장이 눈에 띄게 정치권 줄타기를 하는 걸 보고 고민했다. 대통령은 여러차례 중립을 강조했는데…”라며 당시 번민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