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 이작품]홍소안씨 「한국의 소나무-숲」

  • 입력 1998년 9월 20일 20시 23분


홍소안씨(40)의 ‘한국의 소나무―숲’.

흔하디 흔한 우리네 시골 풍경이다. 마주하고 있으면 솔향기와 황토 내음이 물씬 풍긴다. 인천 강화군 외포리 근처에 있는 소나무 숲을 그린 것으로 3백호의 대작이다. 전시는 23일∼10월6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아트센터(02―733―9512).

홍씨의 전시작은 모두 소나무 실경(實景)이다. 특히 1백호 이상 대작들을 20점 넘게 선보이고 있어 전시장은 마치 웅장한 소나무 숲같다.

작가는 3년 넘게 전시를 준비해왔다. 소나무를 그리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왜 소나무인가.

“선비정신과 남성다움입니다. 오랜 풍상에도 한결같은 푸르른 기백, 하늘을 찌를듯이 생동하는 기운…. 소나무만 대하면 전율을 느낍니다.”

작가는 작업하는 동안 소나무의 소리를 들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그림이 크기 때문에 사다리를 타고 마무리 작업을 하는 동안 거대한 노송이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에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유독 대작을 많이 그린 이유에 대해 작가는 “수백년된 소나무의 기상을 표현하는데 소품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고 말한다. 작법(作法)도 이채롭다. 먹과 수성안료, 아크릴을 혼합해 대부분 나이프로 작업한다. 이는 전통 한국화 기법에서 보면 이단적인 방식. 작가는 “나이프로 작업하면 소나무의 선에 힘이 실린다”고 말한다.

작가는 고교 졸업후 그림에만 몰두해왔다. 그는 “화단에서의 홀로서기는 작품 세계의 완성도와 장인적 열정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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