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변호사 웨스트씨 미망인 전경자씨, 2천2백만원 기탁

  • 입력 1998년 10월 22일 19시 53분


美 변호사 웨스트씨 미망인14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인권변호사 제임스 웨스트의 미망인 전경자(全慶子·50·하버드대 영문과 교환교수)씨가 한국의 인권개선을 위한 사업에 써달라고 2천2백만원을 20일 참여연대에 기탁했다.

국내 한 합동법률사무소의 고문인 웨스트는 12일 업무협의차 방한했다가 14일 오후 투숙중인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웨스트는 70년대부터 군사독재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쓰고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전세계에 알려왔던 인권운동가.

미망인 전씨는 이날 참여연대 사무실을 방문, 성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한국의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해온 고인의 뜻에 따라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박원순(朴元淳)사무처장은 “고인은 10여년간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며 “가칭 ‘제임스 웨스트 인권기금’을 설립해 국내 인권단체 학계관계자들과 협의, 인권향상을 위한 책자발간 등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 법대 재학시절 줄곧 수석을 놓치지 않았던 웨스트는 졸업논문으로 ‘한국의 노동법’을 썼을 만큼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그가 97년 발표한 ‘무법의 군부, 광주항쟁 직후의 법률’은 격변기 한국의 정치상황을 법학자의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한 수작으로 꼽힌다.

한국과 관련한 22편의 논문을 발표한 그는 국내변호사들에게 인권변호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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