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차별하는 폭언에 격분, 야쿠자 두명을 살해한 죄로 일본에서 30년째 수감중인 재일교포 무기수 김희로(金嬉老·70)씨가 지난달 91세를 일기로 한많은 생을 마감한 어머니 박득숙(朴得淑)씨의 영전에 애끊는 사모곡(思母曲)을 보내왔다.
김씨는 19일 부산 연제구 거제1동 자비사(주지 박삼중·朴三中)에서 봉행될 어머니의 49재를 앞두고 ‘불효자가 어머님 영전에 바치는 글’이라는 편지를 통해 “어머님은 제 인생의 나침반이셨고 저는 어머님 덕분에 오늘까지 생명을 이어왔다”며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어머니가 타계하기 하루전 면회온 가족들에게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셨느냐? 어젯밤 꿈에 어머니가 오셔서 ‘희로야 나는 간다’고 말씀하시더라”고 했던 김씨는 편지에서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저도 따라가려 했다”며 “하지만 저에 대한 어머님의 바람을 생각했고 남은 인생을 어머님의 뜻대로 살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토로했다.
그의 사모곡은 조국과 동포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조국 동포들의 따뜻한 배려로 49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고맙고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일흔이 넘은 제가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습니다만 지금까지의 인생경험을 살려 미약하나마 조국에 봉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제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이기홍·전승훈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