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만점 오승은양 高1때 논문 『역시 눈에 띄네』

  • 입력 1998년 12월 16일 19시 08분


대학 수학능력시험 ‘최초 만점자’인 한성과학고 3년 오승은(吳承恩·18)양이 고교 1학년때 학급 문집에 기고한 논문이 뒤늦게 화제다.

‘LIFE GAME & THE UNIVERSE’(생명 게임과 우주)란 제목의 이 논문은 간단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복잡한 우주의 생성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본 서울대 수학과 김홍종(金泓鍾)교수는 “‘금강산’과 비슷하면 ‘소금강’이라고 부르듯이 생존 조건이 비교적 단순한 단세포 등에게나 적용이 가능한 모델로 우주를 설명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뛰어난 창의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양이 논문에 쓴 ‘생명 게임’이란 70년 영국의 수학자 존 콘웨이가 고안한 게임.

사방으로 무한히 펼쳐진 2차원의 평면에 사각형 격자가 있으며 각각의 격자안에는 점(생명)이 산다. 생명의 주위는 8개의 격자(환경 또는 이웃)가 있으며 이 격자에 따라 점의 생사(生死)가 결정된다. 게임자가 환경의 조건을 부여하면 게임은 시작된다. 예를 들어 한 점이 두 개의 이웃을 가지면 살고 넷 이상이거나 하나 이하일 때는 죽으며 빈방(격자) 주위에 이웃(점)이 세 개이면 빈방에 점이 하나더 번식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오양은 컴퓨터를 켠 다음 일정시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화면보호기가 작동하는데 이때 총천연색 모양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오양은 그러나 글의 말미에 “내가 쓴 글이 거짓말이 안되도록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려고 여기저기 찾아봤다”며 “오류를 발견한 사람은 내게 말해주길 바란다”고 겸손해 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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