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재야시절 경호실장, 18년만에 명예회복

  • 입력 1998년 12월 17일 08시 28분


고 박성철(朴成哲·85년 사망 당시 60세)해병대 예비역소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재야인사였던 시절 경호실장이었다.

신군부는 80년 ‘서울의 봄’ 당시 한국신학대 동국대 등에서 시국연설을 하는 김대통령을 경호한 박씨를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박씨는 징역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1년여의 옥고(獄苦)를 치르다 81년 5월 특별사면됐다.

85년 1월 박씨는 신군부의 압력으로 미국으로 쫓겨났던 김대통령이 곧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밤낮없이 경호준비에 몰두했다.

그런 생활이 거의 한 달간 계속됐고 박씨는 결국 과로로 쓰러져 1월30일 김대통령을 맞이하지 못한 채 숨졌다.

유족들은 박씨를 다른 예비역 장성처럼 국립묘지에 시신을 안장시켜 줄 것을 국방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정권이 몇번 바뀌어도 “안타깝지만 무죄판결을 받기 전에는 불가능하다”는 반응 뿐이었다.

미망인 정선희(鄭鮮姬·68)씨는 결국 9월 최영홍(崔永洪)변호사를 대리인으로 박씨의 계엄법위반죄에 대한 재심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신청, 16일 “박씨의 행동은 신군부의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하기 위한 정당한 것이었다”는 무죄판결을 받아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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