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독은 대회가 끝난 뒤 “방콕 기온이 섭씨 32도까지 올라가 레이스 전략을 초반부터 내빼기에서 30㎞지점 이후 스퍼트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봉주가 광양 전지훈련중 무릎부상이 도져 훈련을 제대로 못했고 날씨가 너무 더워 처음부터 무리하게 힘을 쓸 경우 후반 레이스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을 걱정했기 때문. 그는 또 감기몸살에 걸리긴 했지만 스피드가 뛰어난 김이용을 앞세워 중반까지 이봉주를 끌고 일본의 마나이 아키라를 견제하는 데 활용했다.
결국 이봉주는 정감독의 작전대로 레이스 초반 김이용의 도움을 받으며 선두그룹에 나선 뒤 지구력이 요구되는 29㎞지점에서 승부를 걸 수 있었다.
1위로 결승테이프를 끊은 이봉주에게 덤덤한 표정으로 “잘했어”라는 한마디를 던졌을 뿐이었던 정감독은 “김이용이 독감만 안 걸렸어도 우리가 금 은메달을 독식했을 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독사’라는 별명과는 달리 잔정이 많은 정감독은 내년 2월 입대해야 하는 김이용이 신경쓰이는지 “광양 전지훈련을 마쳤을 때만 해도 이용이가 봉주보다 컨디션이 더 좋아 내심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