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연예인봉사회, 91년부터 장애인 위문공연 벌여

  • 입력 1999년 1월 2일 20시 06분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우리들이 또 찾아왔습니다.”

사회자의 인사에 강당을 메운 2백여명의 장애인들이 ‘와’하는 함성이 울린다.

1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산골짜기 신망애 장애인재활원. 흥겨운 음악에 흥이 난 장애인 수십명이 자리를 박차고 무대 위로 올라와 한데 어우러졌다.

평소 얌전하기만 하던 정신지체장애인 갑돌이(31)도 무대 위로 올라와 애창곡 ‘사랑의 불시착’을 부르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춤과 노래 및 각설이타령 등으로 2시간여동안의 흥겨운 공연을 마련한 이들은 ‘한국군경연예인봉사회’소속 회원 10여명.

방송출연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무명 연예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이곳 재활원 장애인들에게는 TV의 유명연예인들 못지않게 친숙한 얼굴이다.

91년부터 매년 한두번씩 이곳을 찾아 공연을 해와 이번이 벌써 15번째.

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코미디언 김종수(金鍾洙·48)씨는 군부대와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1천6백회 이상 공연을 해왔다.

“유명연예인들은 한명도 나오지 않는 공연이지만 명절 때마다 쓸쓸하게 보내는 장애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위안이 되지요.”

회원들은 공연이 끝난 후 푼돈을 모아 구입한 과자와 군부대위문 공연시 선물로 받은 건빵 등을 놓고 갔다.

재활원 박춘화(朴春花·38)원장은 “가뜩이나 후원자들의 도움과 발길이 끊겨 썰렁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원생들에게는 이들의 방문이 무엇보다도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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