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女배우 김혜영씨 “한국 안방극장 스타 꿈”

  • 입력 1999년 1월 5일 07시 14분


탈북한 북한여배우가 머지않아 우리 드라마에 출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화제의 주인공은 평양연극영화대학 4학년에 재학중이던 김혜영씨(26). 지난해 8월13일 아버지 김두선씨(54)와 어머니 최금란씨(53), 여동생 순영씨(22) 은영양(18)과 함께 제삼국을 통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김씨는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여섯살때부터 평양무대에 진출해 인민학교 1학년인 여덟살 때 중국 순회공연을 다녀온 ‘재원’.

평양연극영화대 재학 중 평양국립연극단 주연으로 발탁되기도 한 혜영씨는 ‘여의사’(94년) ‘참된 주인들’(93년) ‘대학에 입학하던 날’(92년) 등의 북한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95년 김정일이 만든 ‘보천보 전자악단’에 지원해 최종 엔트리에 올랐으나 혜영씨 친척 다수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분불량자’로 분류돼 입학하지 못했다. 북한 군속인 아버지 김씨는 외화벌이사업차 중국을 자주 방문하며 한국TV를 보게 되면서 딸 혜영씨의 재능을 한국에서 길러보고자 한 것이 탈북의 이유가 됐다는 것.

그간 관계당국의 보호를 받아온 혜영씨는 4일 MBC 주말극 ‘사랑과 성공’의 촬영현장을 찾아 탤런트 오연수 등과 만났으며 MBC 예능국 주철환PD 등으로부터 연기력을 ‘점검’받았다.

혜영씨는 “그동안 아버지로부터 한국드라마에 관한 얘기를 들으면서 언젠가는 꼭 출연하고 싶었다”며 “빨리 한국생활에 적응해 그간 닦아온 재능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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