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순례 7세 김경태군 『굶는 친구위해 걸을래요』

  • 입력 1999년 1월 10일 19시 58분


“춥고 다리도 아프지만 서울까지 걸어가야만 결식친구를 도울수 있어요. 그래서 춥고 아파도 꾹 참고 걸을거예요.”

새해 첫아침 부산을 출발, 12일 서울도착을 목표로 결식어린이돕기 국토순례에 나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여의도순복음교회 제3성전(담임목사 목동주)의 꿈나무학교 어린이 1백7명.

이중 막내인 김경태군(7·유치부)은 10일 오후 경기 용인에서 얼어붙은 고사리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야무지게 말했다.

김군 등은 이번 순례를 위해 지난해 여름 지리산종주를 마치는 등 기초체력 다지기 훈련도 마쳤다.

그래서인지 순례 10일째인 이날까지도 한 여자어린이 외에는 낙오 없이 씩씩하게 행진을 계속, 인솔교사들을 놀라게 했다.

“어제 아침에는 정말 추웠어요.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울었는데 걸리버선생님(꿈나무학교 교사)이 ‘그러면 굶는 친구들을 도와 줄 수 없잖아’라고 해서 꾹 참았어요.”

김군은 “서울에 도착하면 결식 친구들도 우리처럼 밥을 먹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제 마음도 편안해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번 순례거리는 3백70㎞. 주로 걷지만 간혹 롤러블레이드로 질주할 때도 있다. 행진은 하루 10시간 내외, 30㎞ 정도.

벌써 4일째 강추위가 계속되지만 추위로 낙오한 어린이는 없다. 한 어린이는 부축 받으며 걷고 있고 부상한 여자어린이도 원인은 피부손상.

이 행사를 기획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제문화교류협의회는 참가어린이마다 사전에 결식지원 후원자를 정해둔 상태. 세계적인 발레안무가 로이 토비아스(미국인),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단장과 제임스전 상임안무가, 도예가 변승훈씨 등이 후원자로 나섰다.

꿈나무학교 최영태기획실장(43)은 “때로는 꾀를 부리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모두가 열심히 국토순례에 임하고 있다”면서 “무사히 완주해 성취감도 느끼고 결식아동을 돕는 기쁨도 맛보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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