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장교, 백혈병소녀에 골수기증 …새삶 희망안겨

  • 입력 1999년 1월 18일 19시 32분


청년 장교가 자신의 골수를 백혈병을 앓고 있는 소녀에게 기증해 새 생명의 희망을 갖게 했다.

육군 노도부대 박경오(朴京吾·27·육사53기)중위는 이번주중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A양(16)에게 골수를 기증하기로했다.

박중위가 골수기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96년 육사 생도시절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성덕 바우만 돕기운동에 골수공여 자원자로 등록하고 나서부터.

박중위는 지난해 11월15일 강남성모병원으로부터 “16세 소녀가 백혈병에 걸려 있어 골수이식 수술이 필요한데 가족 친인척과 골수공여 자원자 1만6천여명 중 박중위만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편지를 받고 선뜻 병원측에 골수기증 의사를 전했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하게된 데는 중학교 1학년 때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난뒤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피던 담임 교사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남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

그는 12월1일 검진을 받은데 이어 두 차례에 걸쳐 수술 당일 자신에게 수혈할 6백40㏄의 혈액도 채혈했다.

박중위는 “전투에 이기는 것 못지않게 건강한 몸으로 한 생명을 살리는 것도 군인의 보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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