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자 마자 이씨는 부하직원 30명에게 일일이 종이컵 두 개씩 나눠준다. 한 개는 ‘커피용’, 한 개는 ‘녹차와 물용’.
직원들은 퇴근하기 전까지 이 두 컵으로 차와 음료수를 모두 해결한다. 이씨는 “커피를 마신 잔에 녹차나 생수를 담아 마시면 빛깔이 곱지 않기 때문에 컵을 두 개씩 주는 걸로 ‘배려’했다”고. 지난해 11월 이씨가 부임하기 전만해도 직원들은 물 커피 녹차를 마시면서 하루평균 2백40개의 종이컵을 버렸다. 1만2천원어치.
“7일이면 8만4천원, 30일이면 36만원입니다.”
이씨의 ‘종이컵 정책’ 덕분에 회사는 30일에 27만원씩 줄일 수 있었다. 유리컵을 쓰지 않는 이유는?
“유리컵은 하루 한 번 닦아야 합니다. 비용이야 줄겠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컵을 닦는 시간이면 1백원은 더 벌죠.”
이씨는 이밖에도 서류철 서류봉투를 재활용하고 사용한 볼펜은 심만 바꿔 끼우는 등의 방법으로 지출을 줄였다. 지난 3개월간 이렇게 모은 돈으로 직원들은 이번 주말 가족동반으로 눈썰매장에 간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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