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권안에서는 국민회의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가 떠오르고 있다. 상도동측에서 권전부총재라면 ‘화해밀사’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민주계출신의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은 최근 여권핵심부에 “김전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간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권전부총재와 같은 중량감있는 인사를 보내면 김전대통령도 김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할 마음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청와대와 국민회의측에서 일부 인사를 상도동에 보냈으나 김전대통령이 ‘격’이 맞지 않아서인지 냉담한 반응을 보인데다 일부 인사의 경우 김전대통령의 뜻을 청와대측에 잘못 전달해 화를 내기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얘기를 전해 들은 권전부총재는 자신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당장 권전부총재가 12일 국민회의의 불자(佛子)모임인 연등회의 고문자격으로 회원들과 함께 청와대 오찬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김대통령과 이 문제를 협의할지 주목된다.
한 측근은 “권전부총재가 청와대 오찬후 기회가 주어지면 김대통령과 이 문제를 상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대통령도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경우 권전부총재는 설연휴 동안 김전대통령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