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김준혁군의 휠체어로 넘은 「대학문턱」

  • 입력 1999년 2월 21일 20시 20분


‘컵조차 들지 못하는 1급 장애인의 인간승리.’

서울 강서경찰서 형사계 김상오(金相五·49)경사 부부는 장남 준혁(駿爀·18·화곡고 졸)군이 마냥 대견스럽기만 하다.

돌이 갓 지났을 무렵 ‘전신근육 위축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항상 누워 지내야 하는 아들. 휠체어조차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이 올해초 당당히 연세대 기계전자공학부에 특차합격했고 입학식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군의 대학 합격은 김씨 부부의 헌신없이는 불가능했다.

아들을 업고 아침 저녁으로 오르내렸던 학교의 4층 계단, 아들을 등교시킨 뒤 곧바로 사건현장으로 달려갔던 쉼없는 나날들….

이들은 마음이 약해질 때 ‘여기서 포기하면 내 아들은 영원히 쓰러지고 만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준혁이 덕분에 우리 부부도 많은 걸 얻었습니다. 아들에게 믿음을 주는 자랑스러운 부모가 돼야 했으니까요.”

준혁군은 “대학 합격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린 점이 스스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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