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씨는 89년 학생운동의 대표적 조직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3기 의장에 선출된 뒤 임수경씨를 북한에 보낸 혐의 등으로 곧바로 지명수배됐다. 도피생활 10여개월 동안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해다녀 학생운동계의 전설적인 인물처럼 떠오른 임종석씨는 결국 그해 12월 체포돼 3년6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끝낸 뒤 93년 출소, 현재는 청년정보문화센터 소장으로 활발한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있다.
임수경씨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89년 7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대협 대표자격으로 참가해 국내에 큰 충격을 줬다.
그는 46일간의 북한 활동을 마치고 8월15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통해 입국했다. 당시 임수경씨는 학생운동권 내에서 ‘통일의 꽃’으로 불리기도 했다. 임수경씨는 이어 3년5개월간 복역후 92년 12월 출소했다. 임수경씨는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결혼 후 육아책도 내는 등 비교적 대중 앞에 얼굴을 많이 내비쳤다. 현재 미국 유학중.
고정간첩 혐의로 1년3개월간 복역중이던 고영복(高永復·71)전서울대명예교수도 잔여형기 9개월을 남기고 형집행정지의 혜택을 받았다. 이번 사면을 앞두고 법무부가 고민했던 사람은 바로 고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외아들인 지만(志晩)씨. 그는 지난해 4월 히로뽕 흡입 혐의로 구속된 뒤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석방되게 됐다.
이번이 박씨로서는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 정상인으로 재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나 법무부관계자는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며 걱정.
새정부 출범 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소설가 황석영(黃晳暎)씨, 시인 박기평(朴基平·40·필명 박노해)씨, 전서울대 총학생회장 백태웅(白泰雄·37)씨, 서경원(徐敬元)전의원, 고영주(高英宙)민노총 사무총장,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의 서승씨 등도 복권된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