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수출 맡겨줘요』「인터넷 종합상사」 떴다

  • 입력 1999년 2월 22일 19시 40분


설립 5개월만에 사이버 무역을 통해 4백50만달러(54억여원) 수출.

두 명의 30대초반 남자와 한 명의 20대 후반 여자가 아이디어만으로 거둔 실적이다.

단 세 사람이 운영하는 인터넷종합상사 ‘드림마트’. 미래시장이라는 전자상거래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파이어니어다.

드림마트는 제일제당 계열의 종합무역상사인 CJ코퍼레이션(대표 천주욱·千宙旭)에 소속된 인터넷무역팀. 팀원이래야 팀장인 최은준과장(35)을 비롯해 심상보대리(30) 진민정사원(27·여) 등 3명에 불과하지만 실적은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무역전문 웹사이트(www.dreammart.com)를 개설한 이후 이달초까지 식품 제약원료 등을 중심으로 4백50만달러 상당의 물품을 사이버거래만으로 수출하는 개가를 올려 회사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

이달말에는 연간 6백40만달러 규모의 사료용 어분을 러시아에 수출할 예정이며 베트남 등에 조루치료제 SS크림 수출을 추진하는 등 날로 번창하고 있다.

드림마트가 거둔 성공담 하나.

지난해말 드림마트팀은 러시아의 한 무역업체로부터 “러시아산 냉동연어 5천t을 한국에서 사고 싶다. 가격을 제안해 달라”는 다소 엉뚱한 E메일을 받았다.

‘아니 러시아산 연어를 왜 한국에서 수입하려는 걸까’ 의아해하며 사정을 파악해봤다. 알고보니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이후 모든 러시아업체들이 달러를 확보하려고 너도나도 자국산 연어를 내다 팔았기 때문에 막상 자국에서 필요한 연어가 없어 수입을 해야 했던 것.

최과장은 러시아산 연어를 수배한 결과 국내의 한 종합상사가 부산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2천t을 찾아냈다.

드림마트는 이를 사들인 뒤 러시아 바이어와 1백30만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입금시키는 유리한 조건으로 이달초 거래를 마무리해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

인터넷 무역팀을 이끌고 있는 최과장 자신도 입사 당시에는 ‘컴맹’이었다.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93년 대리로 승진한 뒤 컴퓨터를 장만하면서. 새로 산 PC가 금방 구형모델이 돼버리자 용산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업그레이드하다가 어느새 ‘컴도사’가 된 것.

드림마트가 급성장한 비결은 인터넷을 이용한 ‘타깃 마케팅’. 인터넷의 주요 무역사이트를 통해 각국의 잠재고객을 검색해 이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 게 주효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