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 권문구(權문久)부회장은 요즘 사업장을 돌며 ‘안흥찐빵론’을 직원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안흥찐빵집은 강원 횡성에 있는 전통찐빵집. 30여년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찐빵을 만들어 전국에서 단골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의 명소다.
권부회장은 안흥찐빵이 강원도 시골에서 만들어지면서도 전국의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이유는 한번 찾으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녔다는 얘기.
전통음식을 팔면서 지역연고 판매에 만족하지 않고 최신 물류시스템과 택배서비스를 접목시켜 전국을 상대로 영업하는 점도 배울 만하다는 게 권부회장의 지론. ‘국경없는 시장’이라는 최근 기업환경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안흥찐빵은 다른 찐빵과 비슷한 재료, 같은 공정으로 만들어지지만 다른 가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정성’을 제품에 담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반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LG전선에서 불량제품이 나오는 것은 정성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권부회장은 진단한다. 안흥찐빵집의 ‘정성’을 배워야 한다는 것.
권부회장은 특히 안흥찐빵집이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호떡장사로부터 호떡 만드는 법을 배워 찐빵에 원용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종의 ‘벤치마킹’이었다는 것. 작은 장사에서도 대기업이 배울 수 있는 많은 경영기법이 숨어있다는 얘기다.
권부회장은 회사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내용을 구상하던 중 본보에 보도된 안흥찐빵집 기사(1월30일자)를 읽고 무릎을 쳤다. 평소 강원도에 가면 으레 들르곤 하던 안흥찐빵집에서 대기업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기 때문이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