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대가 단행한 후속 사장단 인사는 이른바 ‘정세영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현대산업개발로, 정몽구(鄭夢九)현대회장측 인사들이 현대자동차와 인천제철로 이동하는 양상을 띠었다. ‘오너’의 거취에 따라 사장단도 자리를 맞바꾼 것.
정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규(鄭夢奎)현대자동차부회장이 현대산업개발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동차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몽규회장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건설부문의 일을 시작하게 됐다.
작년말 현대자동차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방주(李邦柱)사장은 사장승진 3개월여만에 ‘보스’인 정세영회장을 따라 자동차를 떠나 자신의 고유업무와 관련없는 ‘건설맨’이 됐다. 역시 자동차에서 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긴 김판곤부사장도 대표적인 정세영 인맥으로 알려진 인물.
반면 정몽구회장측 인사들은 현대자동차와 인천제철로 진입했다. 노관호(盧瓘鎬) 신임 현대차사장은 현대차에서 30여년간 근무해 일찌감치 ‘현대차 입성’이 예견돼 왔다.
정세영―몽규 부자의 회사가 된 현대산업개발에 있던 정몽구회장 계열인사들인 류인균(柳仁均)사장과 윤주익(尹柱益)부사장은 자리를 정세영명예회장측에 비워주고 인천제철로 옮겼다.
현대차는 이로써 몽구회장을 정점으로 박병재(朴炳載)부회장과 노관호, 이계안(李啓安), 이유일(李裕一), 이충구(李忠九)사장 등이 보좌하는 ‘6인 경영체제’를 갖췄다.
특히 노관호사장이 사장에 오름으로써 현대차는 정몽구―노관호―이계안 등 ‘경복고 3인방’이 지휘권을 장악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