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인 한정식 중앙대예술대 교수(62). “사진은 예술 이전에 하나의 삶이고 그렇기에 사진에 담긴 삶의 진실은 예술을 초월하는 거죠. 예술 이상의 그 어떤 진실을 담아낼 때, 즉 예술이기를 포기할 때 진정한 사진이 되고 진정한 예술이 된다는 뜻이지요.”
사진에는 삶의 화두가 담겨야 한다고 말하는 그가 사진에세이집 ‘사진―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을 냈다. 일상의 풍경을 포착한 사진과 아울러 작가의 내면과 일상이 어떻게 만나 하나의 사진으로 탄생하는지를 담백하게 글로 표현했다.
젊은시절그는 신춘문예에당선된 시인이자고교국어교사. 30대에 취미 삼아 시작한사진에빠져 아예방향을 틀었다.
그가 애착을 갖는 대상은 나무와 발. “글쎄요. 나무와 발을 한 번 잘 보세요. 저는 거기서 묘한 에로티시즘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생성과 소멸을 알게 됐지만….”
1백25분의1초에 승부를 거는 사진작가의 운명.한교수의 긴긴 사유과 고뇌의 시간도 그 한순간을 위한 것이다. 이 매력 때문에 더더욱 사진에 빠져드는지도 모른다. “이창호가 목숨 걸고 바둑을 두듯이 그렇게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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