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인기의 기둥은 힙합의 형식과 내용에 충실한 음악. 이들의 진가를 먼저 알아본 PC통신의 힙합 마니아들은 “국내에서 가장 힙합에 정통한 그룹”이라는 평을 한다.
팀이름은 힙합에 취한 호랑이처럼 힙합 돌풍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의지의 표현. 이들이 내세우는 힙합의 조건은 네가지다. △할 말을 해야 하는 직성 △랩가사의 시적 운율과 리듬감 △현란한 동작의 브레이크 댄스 △밤무대에서 음반을 트는 DJ 특유의 즉흥적 손놀림과 읊조림 등.
첫 음반도 ‘힙합의 정수’로 가득하다. 러브 송인 머릿곡 ‘난 널 원해’는 규칙적으로 끊어지는 리듬과 직설적인 랩가사가 특징.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는 힙합에 대한 자신감을 쉼없이 랩으로 ‘내뱉는다’. ‘음악같지 않은 음악 이젠 모두 다 집어치워…’등의 가사도 있다. 멤버 타이거 JK(본명 서정권·25)는 “힙합은 ‘나는 나 너는 너’라고 말해야 하는데 국내 힙합은 너무 닮은 게 많다”고 꼬집는다.
타이거 JK는 10대 초반에, DJ샤인(본명 임병욱·25)은 한 살때 미국으로 건너가 청소년 시절 길거리 흑인 힙합족과 어울렸다. 90년대 초반 그룹을 만든 이들은 미국 곳곳에서 힙합 가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프리스타일 대회에 나가 주목받았다고.
〈허 엽기자〉heo@donga.com
◆ 「드렁큰 타이거」가 말한 힙합
△힙합은 흑인들의 인종적 자긍심을 일깨우기 위한 문화운동이다. 60년대 후반 힙합의 원조 아프리카 밤바타 등이 강조한 것은 ‘Black Is Beautiful(검은 것이 아름답다)’이다.
△헐렁한 힙합 패션은 길거리에서 춤추기 위해 편하게 입은 옷차림일 뿐. 흘러내릴 듯한 바지는 벨트를 매지 못하는 미국 죄수들을 흉내낸 것이다. 많은 흑인들은 억울하게 교도소에 갔다왔다는 점을 백인들에게 일부러 보여주려고 그런 패션을 했다.
△힙합 패션은 미국에서 가장 싸구려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비싼 게 되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