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원은 지난해 여름리그에서 센터없는 팀 사정상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투혼을 발휘,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팀의 8게임 전경기에 나서 평균 14.38득점(11위), 어시스트 2.88개(3위).
하지만 방콕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파열 부상후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결혼 이후 참가한 여자프로농구 첫대회 한빛은행배에서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5경기 중 3경기에 출전해 평균 9.7득점에 그쳤다.
전주원이 재기를 위해 땀을 흘리는 곳은 태릉선수촌. 이달 남편이 유학중인 미국으로 가려던 전주원은 갑자기 대표팀에 합류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전주원은 대표팀 소집일인 14일 태릉선수촌으로 유수종 대표팀감독을 찾아갔다.
“못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귀가한 전주원은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신있게 대표팀 가드를 맡을 수 있는 선수는 김지윤(국민은행)과 자신 정도.
하지만 김지윤은 발부상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 소집은 5월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를 대비한 것. 여기에서 우승해야만 아시아에 단 한장 주어지는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딸 수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마음을 가다듬은 전주원은 17일 짐을 챙겨 선수촌에 입촌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9년차의 고참이지만 웨이트 트레이닝과 4백m트랙 달리기 등에서 항상 1등은 전주원. 기왕 시작한 바에야 모범이 되겠다는 ‘악바리’근성이 발휘된 것. 그의 어깨에 여자농구의 명예가 달려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